Search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42] 뉴욕에 남아있는 생텍쥐페리의 흔적 - 조선일보

mediastylewanita.blogspot.com
입력 2020.07.30 03:08

어린 왕자. 300여 언어로 번역되고 1억50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여전히 세상에서 매우 사랑받는 책 중 하나다. 어린이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소재여서 인형극으로도 많이 제작되고 영화, 뮤지컬, 애니메이션, 발레, 오디오북 등으로 끊임없이 재탄생했다. 이 소설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애착 또한 유별나다. 어린 왕자가 가장 다양한 버전으로 번역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제주어로 번역된 판이 있을 정도다). 크고 작은 테마파크와 전시도 만들어졌고, 파리의 생제르맹에 있는 어린 왕자 상점은 한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42] 뉴욕에 남아있는 생텍쥐페리의 흔적
'자신의 글을 위해서 하늘을 여행한 작가'라는 생텍쥐페리가 여행한 곳은 넓고 광대했다.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공간은 실제로 자신이 방문했던 장소의 기억과 연관되어 있다. 어린 시절 살던 프랑스 남부 마을의 우물,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방의 화산, 아프리카의 사막과 바오바브나무의 경관 등이 그렇다. 생텍쥐페리는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해 1941년부터 1943년까지 뉴욕에 머물렀다. 그리고 1943년 프랑스어와 영어로 어린 왕자를 완성했다. 본문에 정작 집필한 장소인 뉴욕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다. 대신에 그를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몇 군데 장소를 남겼다.

뉴욕의 '아널드 카페(현재 미슐랭 스타 식당 '마레아')'는 그가 일행을 기다리는 동안 냅킨에 어린 왕자를 스케치한 곳이다. 그 그림 한 장에서 이 소설이 탄생했다. 또한 그는 '파리지앵의 인생'이라는 식당 건물 위층, 친구였던 프랑스 화가의 스튜디오에서 집필하면서 종종 아래로 내려와 저녁을 먹었다. 상호가 바뀐 이 식당은 지금도 창문에 그의 흔적을 자랑스럽게 전시하고 있다〈사진〉. 그는 글을 쓸 때 늘 커피와 콜라, 담배를 함께했다. 젊은 시절 여러 차례 항공 비행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던 그에게 치료약과 같은 기호품이었다. 전쟁 중 짧게 뉴욕에서 타향살이하는 동안 조용히 글을 썼지만, 마음은 온 세상과 우주를 여행하고 있었다. 생텍쥐페리는 파리가 해방되기 몇 주 전 1944년 7월 31일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Let's block ads! (Why?)




July 30, 2020 at 01:08AM
https://ift.tt/312Oslj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42] 뉴욕에 남아있는 생텍쥐페리의 흔적 - 조선일보

https://ift.tt/2AmzA84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42] 뉴욕에 남아있는 생텍쥐페리의 흔적 - 조선일보"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