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모 지구대에 두고 떠나버린 딸… 경찰, 노인보호기관 인계 - 조선일보

치매 노모 지구대에 두고 떠나버린 딸… 경찰, 노인보호기관 인계 - 조선일보

입력 2020.02.03 10:22

50대 여성이 치매 증상을 보이는 80대 노모를 경찰 지구대에 홀로 두고 떠나버렸다.

3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시 30분쯤 50대 A씨가 "상담할 것이 있다"며 치매 증상을 보이는 80대 어머니 B씨와 함께 수성구 한 지구대를 찾았다.

A씨는 지구대 안 의자에 앉아 어머니와 가족 이야기 등을 하며 다소 언쟁을 벌이다 어머니만 홀로 두고 지구대 밖으로 사라졌다.

경찰은 10분가량이 지나도 A씨가 돌아오지 않자 B씨에게 가족 연락처를 물었다. 그러나 B씨는 "(딸이) 금방 돌아올 것"이라는 등의 대답만 내놨다.

일러스트=김성규

결국 경찰은 B씨 휴대전화에 있던 지인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가족 휴대전화 번호와 집 주소를 알아냈다.

경찰은 A씨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며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딸을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 넘어서까지 B씨를 지구대에서 보호하고 있다가 결국 대구 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인계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계속해서 '자식들이 (평소에) 잘한다'고 말하고, 딸도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올 수 있어 학대 혐의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20-02-03 01:22:2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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