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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종로출마 결단…리더십 위기 속 '선당후사' 칼자루 쥐었다 - 뉴스1

황교안 종로출마 결단…리더십 위기 속 '선당후사' 칼자루 쥐었다 -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21대 총선 종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총선 전략의 핵심이자 공천작업의 첫 단추인 서울 종로 선거구 출마자가 정해졌다. 한국당 내에서는 너무 늦었다며 아쉽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 대표가 험지 출마를 결심함으로써 다른 중진과 출마 예정자들, 당직자들에게 '선당후사'를 요구할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다. 선거를 진두지휘할 리더십을 회복했다는 의미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며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주장한 지 35일 만이다.

출마 선언 직후 김형오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공관위는 오늘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을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깊은 고뇌와 숙고 끝에 나온 결단은 피 끓는 당원과 나라를 사랑하는 전 국민에게 불신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석연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문가들이나 당내에서 (종로에) 나가지 말라는 말도 했지만 국민의 뜻. 중도보수 시민사회와 중도보수 성향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며 "(종로 출마를) 받아들이는 것이 황 대표가 사는 길이고 그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관위 논의 과정에서 '황교안 일병구하기'라며 험지 출마 회피를 공격했었다. 

그동안 황 대표의 결단을 촉구해 온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선거 견인을 위해 종로에 출마 하는 것 자체가 수도권의 우리당 붐을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늦었지만 고뇌에 찬 결단에 당원으로서 감사 드린다"고 했다. 

황 대표도 당내 비판 여론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 하나 죽어 당과 나라가 살릴 수 있다면 백번이라고 이미 결단했을 것"이라며 "의견은 분분했고, 모두 일리가 있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결심한 것은 리더십 위기론을 돌파하는 한편, 향후 대권 행보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낙연 전 총리와 종로 대전을 피할 경우 향후 대권 행보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관련 "시선을 끄는 이벤트는 될 것"이라며 "(황 대표가) 마지못해 출마하는 것을 (당내에서도) 다 알기 때문에 당내 지위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험지 출마를 결심한데 대해 당내에서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출마를 결정하기까지 공천관리위원회의 압박뿐 아니라 당 안팎의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통합의 대상인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황 대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면서 리더십 위기론이 다시 불거지는 등 코너에 몰렸다.

이날 황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황 대표 뿐 아니라 주변 참모들의 실기론까지 제기되는 등 당내 불만 목소리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명분과 실리를 다 놓치고 지금 출마선언을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표를 얻으면서 다니는 사람이 있고, 표를 깨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황 대표는) 전형적으로 표를 깨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영등포을 등 다른 수도권 출마론까지 제기되면서 측근들의 전략 부재라는 비판도 받았다. 

또 다른 한 중진은 "이번 일로 황 대표의 판단을 흐리게 만든 소위 측근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걸러내야 한다"며 "다른 의원들의 의견도 차단하고, 황 대표의 판단을 망가뜨리는 측면이 있다. 시간을 허비하고 우리가 공천 국면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을 다 망가뜨렸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미 늦었다"며 "(상대방은) 저렇게 치고 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싸움을 할 것이냐. 도대체 참모들은 뭐하고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출마를) 빨리 결정했어야 했다. 이제서야 나가는 것은 승패를 떠나 좋은 모습이라고 볼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21대 총선 종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러 입장하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jrkim@news1.kr



2020-02-07 07:48:5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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