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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용품가게 강혜영 대표가 보는 리얼돌 논쟁 “적어도 커스텀·아동 본뜬 ‘리얼돌’은 규제해야” - 경향신문

성인용품가게 강혜영 대표가 보는 리얼돌 논쟁 “적어도 커스텀·아동 본뜬 ‘리얼돌’은 규제해야” - 경향신문

‘수입·판매 금지’ 국민청원 26만명
여성들 우려, 근거 없는 불안 아냐
사생활만 강조하는 것은 무책임
사회적 합의 찾기 위한 노력 필요

성인용품가게 강혜영 대표가 보는 리얼돌 논쟁 “적어도 커스텀·아동 본뜬 ‘리얼돌’은 규제해야”

여성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한 달. 리얼돌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다. 대법원은 지난 6월 리얼돌이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본 1심 판결 대신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2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논란이 커진 건 한 성인용품 업체가 ‘실제 사람을 똑같이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홍보에 나서면서다. 이후 리얼돌의 수입·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7일까지 26만명이 서명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성인용품가게 ‘피우다’를 운영하는 강혜영 대표(38·아래 사진)는 최근 지인들에게서 “리얼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8일 한국여성민우회가 주최한 ‘말해보자 리얼돌 집담회’에도 패널로 참석했다.

“나, 내 친구, 내 딸과 똑같이 생긴 성인용품이 누군가의 옷장에 들어있을 수 있다는 여성들의 불안이 표출된 것이죠.” 지난 7일 피우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명한 26만명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강 대표는 여성들의 우려가 ‘근거 없는 불안’은 아니라고 했다. “불법촬영물이 ‘리벤지 포르노’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단톡방 성희롱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사회잖아요. 많은 여성들이 리얼돌을 보며 불편함과 공포를 느끼는 한국 사회의 맥락이 있어요. 이를 무시한 채 ‘사생활’만 강조하는 것은 무책임해요.”

성인용품가게 강혜영 대표가 보는 리얼돌 논쟁 “적어도 커스텀·아동 본뜬 ‘리얼돌’은 규제해야”

강 대표 역시 리얼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피우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2명과 거의 매일 리얼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들끼리도 의견이 갈렸다.

“저는 처음 리얼돌을 보고 ‘저렇게까지 성을 향유해야 하나’ 하는 분노와 혐오감이 들었어요. 반면 미국인 동료는 ‘그래도 리얼돌은 사람이 아니라 도구’라는 인식이 확고한 편이었어요. 리얼돌은 포르노처럼 대외적으로 유통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정부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합의점을 찾아갔다. 최소한 특정인의 얼굴을 본뜬 커스텀(맞춤제작) 리얼돌, 그리고 아동의 형상을 본뜬 리얼돌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많은 나라들이 개인의 자유를 이유로 성인용품 규제를 푸는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누군가가 내 얼굴을 본뜬 성인용품을 만들어 소지하는 순간, 개인의 초상권 침해라는 실제적인 피해가 발생하잖아요. 아동이 리얼돌을 통해 ‘성 상품’이 된다면 마찬가지로 사회 문제로 다뤄져야 하고요.”

강 대표 역시 리얼돌 규제가 어려운 문제라는 데 공감한다. 사람마다 성적 취향이 다양하고, 국가가 개인의 성에 규제라는 선을 긋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규제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이 특정 성 정체성에 대한 혐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가 “단순히 불쾌하다는 이유만으로 리얼돌을 규제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합의점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대표의 생각이다.

“리얼돌 논쟁으로 우리 사회가 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청와대 청원도 리얼돌이 시장에 확산되기 전에 사회적 영향력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2019-08-09 08:08:00Z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0809170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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